영취산은 바다와 연하고 있는 여수반도 북동쪽에 솟은 해발 5백10미터 높이의 산이다. 4월이면 영취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뻗어 나온 능선과 봉우재 일대가 온통 만개한 진달래로 뒤덮인다. 그 자태가 얼마나 곱고 아름답던지 뻗어나간 산자락을 타고 번진 꽃불이 바다까지 붉게 물들일 기세다. 메마른 바다를 뜨겁게 적시는 주홍빛깔 진달래. 오죽하면 능선 아래와 골짝마다 참꽃이 피어나는 모양을 두고 꽃불이 번진다는 표현을 했을까.
진달래 산행의 기점은 여러 곳이지만 보통 영취산 남서쪽 흥국사에서 출발해 상암초등학교로 내려서거나 북쪽 예비군훈련장 혹은 진달래축제 행사장에서 시작되는 임도를 통해 능선으로 올라서 흥국사로 하산하는 경로가 주로 이용된다.
사실 영취산은 진달래 개화시기를 제외하면 그다지 인기 있는 산행코스는 아니다. 그런데도 매년 4월이면 엄청나게 많은 수의 산꾼들이 여수반도로 몰려드는 것을 보면 영취산 진달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물론 진달래와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영취산만의 매력이다.